르노삼성자동차가 3년 간 감면받았던 법인세 258억원을 도로 내게 됐다. 자동차 엔진 세금과 관련해 르노삼성 측은 대리점에서 정비용으로 판매된 엔진 가격을 기초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엔진 대부분이 완성차에 탑재된 만큼 원가비례법으로 산정한 금액을 토대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세무서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르노삼성차가 북부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6두6404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르노삼성차는 2003년 12월 정부로부터 전자제어식 엔진에 대한 조세감면 승인을 받았다. 외국인투자 기업의 '고도의 기술을 수반하는 사업'으로 인정되면 조세를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것이었다. 르노삼성차는 이에 따라 2008∼2010년까지 세금을 감면받았지만, 감면 대상인 엔진의 시가를 계산하는 방법에서 문제가 지적됐다. 르노삼성차는 이 기간 대리점에서 정비용으로 판매된 엔진 가격을 시가로 보고 과세 당국에 신고해 조세 감면을 받았지만, 2013년 세무조사를 실시한 국세청은 이런 계산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기간에 팔린 정비용 엔진은 12대에 불과한 반면 완성차에 탑재돼 판매된 엔진은 43만4996대에 달해 감면액이 부당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감면 대상인 엔진을 대부분 비감면 대상인 완성차에 얹어 팔아놓고 엔진만 따로 떼어내 팔았다는 식의 세금 계산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무당국은 완성차에서 엔진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에 완성차 판매가격을 곱한 원가비례법 방식으로 구한 엔진 매출을 토대로 감면액을 재산정해 법인세 258억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르노삼성차는 "국세청이 알려준 방식대로 계산한 것"이라며 "뒤늦게 법인세를 추가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21조의2 1항 1호는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긴요한 산업지원 서비스업 및 고도의 기술을 수반하는 사업'을 하기 위한 일정한 외국인투자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감면하도록 하면서, 2항에서는 '감면대상이 되는 사업을 함으로써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감면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감면대상 사업이 그렇지 않은 다른 사업과 함께 해당 법인에 대해 전체적으로 하나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전체 소득 중 감면대상 사업으로 인한 부분을 구분해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1,2심은 "원가비례법은 엔진 판매가 자동차 판매와 연동되고 엔진의 합리적인 시장가격을 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라며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