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55)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창보 부장판사)는 21일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2016노2750)에서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2011년 1월 기소된 이 전 회장은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 기업과 기업인을 향한 불신이 팽배한데, 이는 과거 고도성장 과정에서 마땅히 부담할 책임과 윤리를 저버린 채 탈법적 방법을 동원해 기업을 경영한 데서 기인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회장이 피해 금액을 모두 갚기 위해 노력해왔고 파기환송심 재판 중에 모든 금액을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한다해도 집행유예를 선택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생산품 생산량을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며 빼돌려 거래하는 일명 '무자료 거래'로 42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이중 190억원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벌금 20억원이 선고됐지만, 일부 배임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항소심에서는 벌금이 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무자료 거래로 횡령한 것은 섬유제품이 아니라 그 판매대금인데, 1·2심은 제품을 횡령했다고 간주해 횡령액을 잘못 정했다는 취지다.
파기환송심은 2004년도 법인세 포탈액 9억3000여만원 중 공제받을 수 있었던 액수를 제외한 5억6000여만원만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