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사이트 운영수익도 부가세 대상”
대법원, 징역 1년·벌금 4억 8000만원 선고 원심확정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수익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므로 세무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조세포탈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임모(38)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4억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6도19704).
재판부는 "도박은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재물을 걸고 우연한 사정이나 사태에 따라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부가세 과세 대상은 아니지만, 도박사업을 하는 경우 고객이 지급한 돈이 단순히 도박에 건 판돈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면 부가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 도박 사업자가 정보통신망에 구축된 시스템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서 금전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사행성을 조장하더라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므로 부가세 과세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임씨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춘 이들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불법 사설 도박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했다. 하지만 수익을 신고하지 않아 21억원의 부가세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도박수입은 부가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조세범죄는 그 부담을 일반 국민들에게 떠넘겨 조세정의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임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12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임씨가 탈루 세금 일부를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과 벌금 4억8000만원을 선고했다.